영화업계가 죽인 비트토런트「eXeem으로 부활?」

John Borland (CNET News.com)
2005/01/07

비트토런트(BitTorrent)라는 파일교환 커뮤니티가 영화업계의 법적 공격으로 무력화 된 지 몇 주가 흘렀다. 하지만 비트토런트를 사용해오던 언더그라운드 프로그래머가 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할리우드의 향후 맹공에도 버틸 수 있도록 고안된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엑심(eXeem, Exeem 아님)이라는 이름의 이 소프트웨어는 이미 비공개 베타 혹은 초기 테스트 형태로 슈프노바(SuprNova.org) 웹 사이트 제작자가 배포하고 있다. 슈프노바는 지난 2004년 말까지만해도 비트토런트 파일 교환 커뮤니티 가운데 가장 유명한 허브 사이트였다.

지난 주, 지금은 운영이 중단된 이 사이트를 운영하던 ‘슬론섹(Sloncek)’이라는 사람이 엑심 프로젝트에 대해 공식적으로 노바스트림 웹캐스팅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이 소프트웨어가 대중적인 비트토런트 기술을 수정한 버전이지만 분산화로 바뀌었고 카자(Kazaa)나 이동키(eDonkey)처럼 네트워크 검색 기능이 추가로 지원된다고 밝혔다. 현재 소프트웨어의 내부 테스트가 막바지에 이르렀고 베타테스터들의 보고가 속속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꽤 잘 동작하는 것 같다”라며 미토시스닷컴(Mitosis.com 웹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사이먼 바우먼은 몇 주 동안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본 소감을 밝혔다. 그는 “당장은 다른 P2P 프로그램보다 빠른 것 같은데 지금은 5000명 밖에 사용하지 않으니 정확하게 측정하긴 사실 어려운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비트토런트 웹 사이트가 할리우드 영화업계의 빗발치는 법적 공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 엑심 프로그램이 공식적으로 등장하게 되면 영화, TV 프로그램, 음악,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받을 때 이런 기술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져버린 전 세계 수백만 사용자들이 엑심쪽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음반업계나 할리우드 영화업계의 소송으로 사용자들이 냅스터(Napster), 스카우어(Scour), 오디오갤럭시(Audiogalaxy) 같은 한 때 유명했던 네트워크로 여러 차례 이동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다른 네트워크로 충성도가 옮겨가는 것은 현재 P2P 세계에서는 꽤 친숙한 현상이다. 각 사건들마다 당시 새로 탄생한 서비스들은 법률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제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현존하는 파일교환 서비스 가운데서도 비트토런트는 저작권 소유자의 법적 공격에 취약점을 갖고 있었다. 바로 파일에 대한 링크가 웹사이트에 게재돼야 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미국 영화협회(MPAA)는 지난 달 가장 널리 알려진 비트토런트 관련 웹사이트들을 위주로 국제적인 법률 공격을 시작해 일부 대형 사이트들을 폐쇄시키는 데 성공했다.

슈프노바는 MPAA 공격 이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운영을 중단한 사이트 가운데 하나이며 유세프닷컴 등 그밖의 사이트들도 아직까지 운영 중이긴 하지만 마찬가지 처지이다. 로키토렌트닷컴(LokiTorrent.com)이라는 또 다른 사이트는 MPAA 텍사스 지부에 고소당했지만 여전히 운영되고 있으며 법적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3만 4000달러에 이르는 기금을 이미 조성해 놓고 있다.

엑심은 이처럼 쉽게 표적이 될만한 거리를 제거하는 것이 목표다. 다른 파일교환 애플리케이션과 유사하게 분산화된 서비스는 개인 사용자들로만 구성되며 이들 중 누구도 네트워크를 제어하지 않는다.

지난주 있었던 인터뷰에서 슬론섹은 “기본적으로 비트토런트와 동일한 사양을 가진 P2P 프로그램이지만 엑심 독자적인 네트워크와 독자적인 파일로 구성돼 있으며 카자와 비트토런트의 혼합형”이라고 설명했다. 이 인터뷰 내용은 슈프노바 사이트에 다시 게재되었다.

하지만 슬론섹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답변만큼이나 많은 질문이 제기되었다.

엑심 프로그램은 몇 달 전 슬론섹에게 의사를 타진해온 익명의 업체에서 개발되고 있다고 슈프노바 관리자가 밝혔다. 또한 슬론섹은 현재 공식적으로 이 회사 대표직에 있다고 덧붙였다.

도메인 이름을 조사해보면 이 회사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엑심닷컴(eXeem.com) 도메인은 스웜 시스템즈(Swarm Systems)가 등록한 것으로, 이 회사는 해외 회사 설립과 관리를 도와주는 회사인 IFG 트러스트 서비스 지역 사무소에 등재된 주소 상으로는 카리브해의 도서 국가인 세인트키즈네비스에 위치한 것으로 되어 있다.

도메인 이름 정보에 기재되어 있는 전화번호는 통화가 불가능한 전화번호로 밝혀졌다. 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IFG 대표와의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응답하지 않았다.

예전 파일 교환 회사들의 경우 전통적인 법률 혹은 조세 당국을 피해 회사를 만들려고 시도해왔다. 예를 들어 카자의 모기업인 셔먼 네트웍스는 호주에 근거지를 두고 있지만 태평양 도서국가인 바누아투에 법인으로 등록되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한다고 해도 미국과 호주 법정에 이 회사가 고소당하는 걸 피할 수는 없다.

엑심은 다른 파일 교환 네트워크가 직면했던 똑같은 난제에서 자신을 깨닫게 되었다.

비트토런트의 폭발적인 인기로 대중화에 성공한 것은 다운로드 속도가 빠르고 가끔 다른 파일 교환 네트워크와는 달리 허위 자료나 손상된 자료가 아닌 실제 완전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는 보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학술 연구에 따르면 비트토런트가 강력해질 수 있었던 건 슈프노바 웹사이트의 조정자들 역할이 컸다고 밝히고 있다. 조정자들은 파일이 제대로 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손수 검사했다.

델트프 기술 대학교의 연구원 요한 파우웰스는 최근 논문에서 “비트토런트/SuprNova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콘텐츠와 메타 데이터(영화 이름이나 파일 크기 같은 정보) 모두 무결성 수준이 높다는 것이다. 카자 처럼 분산 설계의 경우 가용성 문제는 없지만 무결성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카자는 많은 가짜 파일로 골치를 썩고 있다”고 밝혔다.

엑심에는 파일에 평을 달거나 평점을 매기는 도구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런 도구를 통해 수집된 정보로 가짜 파일을 없애고 있다고 슬론섹은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카자도 유사한 도구를 포함시켜왔지만 유명 음악의 70% 이상이 실제로 가짜였다는 것이 밝혀졌다.

비트토런트를 처음 만든 브램 코헨이 전혀 참여하지 않은 채 소프트웨어는 나오고 있다. 코헨은 엑심이 비트토런트에서 사용된 기술을 사용하고 있지만 코헨 자신의 소프트웨어와 거의 상관없는 수많은 카자 유사품의 최신판일 뿐이라면 엑심 프로젝트를 평가 절하했다.

“엑심은 비트토런트와 관련이 없다”고 코헨은 말한다. 그는 비트토런트 기술이 대규모 온라인 비즈니스에 적용되는 걸 보길 희망하며 계속 자신의 기술을 개선시켜 나가고 있다. “엑심은 그저 또 다른 와레즈(해적물을 나타내는 은어) 도구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인터뷰에서 엑심은 공개 소프트웨어지만 사용자들은 광고를 봐야할 것이라고 슬론섹은 밝혔다. 공개 버전은 ‘곧’ 나올 것이라고 한다. @

출처 : ZDNet Korea
원본 : http://news.com.com/A+new+hope+for+BitTorrent/2100-1032_3-5512230.html